안녕하세요, 태국에 살면서 태국에 관련된 재미있는 문화 및 정보를 알려드리는 그린프로그입니다. 내일이면 다시 11월이 돌아오는데요, 11월은 태국 사람들에게 매우 특별한 달이기도 하죠. 바로 러이크라통 축제(Loy Krathong, วันลอยกระทง) 덕분입니다.
러이크라통 당일 저녁이 되면 태국인들은 바나나 잎을 엮어 만든 작은 배에 꽃과 향, 초를 담아 불을 붙여 강물 위에 띄웁니다. 이 의식은 단순히 즐기는 것을 넘어, 물의 여신에게 감사하는 마음과 용서를 비는 마음을 전하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 바나나를 엮어 만든 사각 작은 배를 끄라통(Krathong)이라고 하고, 띄운다는 뜻의 러이(Loy)가 만나 러이크라통이라는 말이 붙여지게 되었습니다.
러이크라통은 전 세계 관광객이 이를 위해 태국을 방문할 정도로 매우 큰 태국 전통 행사 중 하나입니다. 또한 수많은 연등이 치앙마이 밤 하늘을 수놓는 행사로 알려져 있어 많은 한국 분들이 이 때에 맞춰 치앙마이를 방문하곤 합니다. 그렇다면 태국 현지인들은 러이크라통 축제를 어떻게 보내고, 어떤 의식을 하는 걸까요?

<이미지 출처 : Luxury Society Asia>
1. 러이크라통의 축제의 기원 및 의미
그럼 먼저 러이크라통 축제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를 알아볼까요? 러이크라통은 약 700여년 전 수코타이 왕국 시대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집니다. 당시 왕비였던 낭 눅은 물의 여신인 파 프라 마 콩카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은 바구니를 만들어 강에 띄웠는데요, 이것이 러이크라통의 시작입니다.
아까도 살펴보았던 것처럼 러이는 띄우다, 끄라통은 바나나잎으로 만든 작은 바구니를 뜻합니다. 태국어는 한국어와 어순이 반대인데요, 즉 러이크라통은 작은 바구니를 띄운다는 의미입니다.
러이크라통 축제는 불교에 힌두교의 문화가 함께 융합되었다고 볼 수 있어요. 물을 생명의 근원으로 여기는 태국인들의 자연에 대한 존중 및 감사의 정신이 녹아 있습니다. 강물에 띄운 끄라통은 한 해 동안의 불운 및 나쁜 감정을 저 멀리 흘러보내고, 새로운 복을 맞이하는 준비를 하는 상징도 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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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태국인들이 보내는 러이크라통의 하루
그렇다면 태국인들은 러이크라통 축제를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요? 러이크라통 당일이 되면 태국인들은 아침부터 바나나 잎과 꽃을 이용하여 끄라통을 직접 만드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부모님과 어린 아이들이 함께 모여 만들며 가족간의 유대감도 돈독해지는 특별한 시간이죠. 최근에는 끄라통을 만들때 플라스틱 제품을 사용하지 않고 바나나 잎, 빵, 코코넛 껍질, 꽃, 나무 꼬챙이 등의 친환경 소재를 가지고 만들어 자연에 해가 되지 않도록 하는 분위기가 대세입니다.
해 질 무렵이 되면, 사람들은 가족, 연인, 친구 등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가까운 강, 호수, 혹은 사원 근처로 모입니다. 바닷가에 사는 사람들은 바다에서 러이끄라통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끄라통 위에는 불교 삼보를 의미하는 향 세 개와 양초, 그리고 동전을 올립니다. 이 후 물가에 서서 촛불을 붙이고 향을 피운 뒤 물의 여신에게 감사와 용서를 비는 기도를 올립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끄라통을 띄웁니다.
강물 위로 천천히 흘러가는 수 많은 불빛들은 꼭 별이 내려앉은 듯 매우 아름답습니다. 특히 태국 북부 치앙마이에서는 이펭 축제(Yi Peng Festival)이 함께 열리는데요, 수 천 개의 등불(콤 로이, Khom Loi)이 하늘로 떠오르는 장관을 이룹니다. 강물과 밤하늘이 작은 별들로 꽉 찬 것처럼 빛의 향연이 펼쳐집니다. 이 장면은 태국 전통 축제하면 송크란과 함께 바로 떠오를 정도로 태국을 대표하는 풍경입니다.
태국에 사는 저도 매년 러이크라통 당일이 되면 꼭 참석해서 직접 바나나잎 바구니를 만들거나 구매하여 한 해 동안 있었던 어지러운 마음은 비워내고 새해를 준비하는 날로 보내고 있습니다.
3. 현 시대의 러이크라통 축제의 의미
한국의 설날과 추석을 보내는 형태와 의미가 현대 시대에 변하듯, 태국의 러이크라통 축제를 즐기는 방식 또한 변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러이크라통의 종교적 의미가 강했다면, 오늘날에는 가족과 연인, 또는 친구들 간의 유대감을 강화하는 사회적인 축제로 확장되었습니다. 많은 젊은이들은 SNS에 끄라통 혹은 콤로이 등불을 띄우는 장면을 올리면서 소원의 메세지를 남기고, 일부 지역에서는 불꽃놀이와 전통무용 공연, 미인 대회를 함께 개최합니다.
또한 너무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기에 환경 오염에 대한 경각심과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우선 일회용 끄라통 사용을 제한하고 있으며, 태국 정부는 자연 분해되는 재료를 사용한 끄라통만 허용하고 있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하루에 한 사람당 한 개의 끄라통만 띄우기 캠페인도 시행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태국 사회는 아름다운 전통을 이어나가면서도 환경을 고려하는 방향으로 러이크라통을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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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태국 전역의 러이크라통 주요 행사 지역
여기까지 읽으신 분들은 러이크라통 축제에 맞춰서 태국을 방문하고 싶은 마음도 드실 것 같아요. 러이크라통은 태국 전역에서 열리지만 지역마다 특색이 다르답니다.
- 방콕 : 방콕을 가로지르는 차오프라야 강 주변에서 가장 큰 규모로 진행되며, 불꽃놀이 및 콘서트, 미인대회가 열립니다.
- 수코타이 : 수코타이는 러이크라통의 발상지로, 고대 유적과 함께 전통 공연을 즐길 수 있어 가장 전통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 치앙마이 : 등불을 하늘로 띄우는 ‘이펭 축제’와 함께 진행되기에 가장 낭만적인 축제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 아유타야 : 유네스코 문화유산 도시로, 역사적 배경 속에서 조용하고 신성한 분위기의 러이크라통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각 지역마다 개성이 뚜렷한 러이크라통 축체를 개최하기에, 여행을 계획하실 때 자신의 취향에 맞는 도시를 선택해서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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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불빛의 향연 속 담긴 태국인의 염원
오늘은 러이크라통 축제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러이크라통은 단순히 강에 등을 띄우는 날이 아닙니다. 그 속에는 자연에 대한 존중, 과거의 잘못을 씻어내려는 참회, 그리고 새로운 시작에 대한 희망이 담겨 있습니다. 현대의 빠른 변화 속에서도 태국인들은 이 전통을 이어가며, 소중한 사람들과의 유대감을 돈독히 하고 공동체 의식을 다시금 확인합니다.
여행자로서 러이크라통을 경험할 수 있다면, 이는 단순한 관광을 넘어 태국인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입니다. 불빛이 강물 위를 흐르는 순간, 그 빛 속에 담긴 평온함이 당신의 마음에도 스며들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A)
Q. 러이크라통 축제는 언제 열리나요?
A. 매년 음력 12월 보름날(양력으로는 11월 쯤) 열립니다. 날짜는 매년 달라지므로 여행 전에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Q. 외국인도 끄라통을 띄울 수 있나요?
A. 물론입니다. 태국 전역의 사원이나 공원, 강가에서는 관광객용 끄라통을 판매하고 있으며,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Q. 러이크라통에 참여하려면 무엇을 주의해야 할까요?
A. 우선 환경 보호를 위해 플라스틱 제품이나 스티로폼으로 된 끄라통은 피하고, 바나나 잎이나 빵으로 만든 친환경 끄라통을 선택하세요. 그리고 유명 여행지에는 매우 많은 사람이 모여 혼잡할 수 있으니 조심하면서 여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러이크라통을 즐기고 싶다면 미리 교통편 및 축제로 가는 차량편을 마련해 두는 것을 추천합니다.
Q. 러이크라통은 하늘에 등불을 날리는 축제가 아닌가요?
정확히는 러이크라통은 물 위에 등을 띄우는 축제입니다. 그런데 치앙마이는 하늘에 등불을 날리는 행사인 이펭 축제를 러이크라통에 함께 진행합니다. 두 축제가 동시에 열리는 곳은 주로 치앙마이입니다.
본문 요약
- 러이크라통은 ‘작은 바구니를 띄운다’는 뜻의 전통 축제
- 물의 여신에게 감사를 전하고 용서를 구하며, 한 해의 불운을 흘러보내는 의미
- 친환경 끄라통 사용이 늘고, 전통과 함께 환경 보호도 실천 중
- 대표 개최지는 수코타이, 치앙마이, 방콕, 아유타야 등
- 태국인의 신앙심과 자연 존중 정신을 가장 아름답게 보여주는 축제